기후위기와 식량안보의 대안. 푸드테크가 바꾸는 미래의 식탁

기후위기 시대. 바뀌고 있는 식탁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 환경의 변화가 현실이 되고 전 세계 곳곳에서 식량 안보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수와 가뭄, 가열된 기온은 작물 수확량을 줄이고 곡물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푸드테크(Food Tech)입니다.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하고 더 나아가 전 지구적 식량 위기를 해결하려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푸드테크가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탁이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식량안보란 무엇인가

식량안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든 충분하고 안전한 식량을 이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식량안보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한 지역의 분쟁이 전 세계 곡물 공급망에 영향을 주거나, 가뭄과 홍수로 농작물 수확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곡물 생산량은 앞으로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가까워진다고 하니 우리가 지금처럼 식량을 생산해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건 너무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식량이 부족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식량 가격 상승과 취약계층의 영양 불균형입니다. 특히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적 충격도 큽니다. 그래서 전 세계는 지금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더 지속 가능하게 식량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후위기와 식량 생산의 연결고리

이제 기후위기는 우리 일상에도 피부로 와닿는 문제입니다. 여름이면 폭염이 일상처럼 되고 겨울에는 이상하게 따뜻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강수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날씨에 그치지 않고 농업 생산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대표적인 예로 곡물의 생장은 일정한 온도와 수분 조건을 필요로 하는데 기온이 2도만 높아져도 수확량이 10~15퍼센트 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가뭄과 홍수는 한 해의 농사를 아예 망치기도 합니다. 특히 밀, 옥수수, 콩처럼 주요 작물은 세계적인 식량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의 생산량 감소가 곧바로 글로벌 식량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는 병해충의 확산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던 병충해가 기온 상승으로 다른 지역에도 퍼지게 되면서 방제 비용은 늘고 수확량은 줄고 있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입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전통적인 농업 방식으로만은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푸드테크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푸드테크가 바꾸는 식량 생산 방식

푸드테크는 말 그대로 Food(식품)와 Technology(기술)의 결합입니다. 그 중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주목받는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첫째는 스마트팜입니다. 스마트팜은 센서와 IoT, AI 등을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물이나 영양분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직농장이나 컨테이너형 농업처럼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도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후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대체 단백질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식물성 고기나 배양육 또는 곤충 단백질 등이 있습니다. 소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려면 약 15,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아주 놀랍습니다. 반면 식물성 대체육은 이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도 생산이 가능합니다. 특히 배양육은 실제 동물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생산하는 방식이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는 식량 폐기물 감축 기술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 알림을 주는 스마트 라벨과 AI를 활용한 재고 관리 시스템 그리고 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식품을 재활용하는 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것도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기술을 넘어선 인식의 전환도 필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여야 진짜 변화가 일어납니다. 특히 식량 분야는 입에 들어가는 것이다 보니 소비자의 신뢰와 수용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배양육이 아무리 환경 친화적이고 맛도 좋다고 해도 생소하거나 비자연스럽다고 느껴지면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푸드테크 기업들은 기술뿐 아니라 브랜딩과 소비자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나 체험 공간 등을 통해 대체식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식문화로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육류 소비를 줄이거나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즐기는 습관 등이 좋은 예 입니다. 이런 변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식탁 위에서 조금만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는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식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고 우리가 마주한 기후환경의 변화는 그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기술의 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인식 변화가 함께 한다면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탁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푸드테크는 단지 새로운 방식의 식량 생산 기술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연결된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 그리고 그것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 작은 관심이 모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식탁이 내일의 지구를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