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푸드테크 – 버려지는 음식의 가치를 되살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수많은 음식이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 절반 가까이는 식탁에 오르지도 못한 채 폐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3억 톤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전체 생산량의 30퍼센트를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이런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이 소모되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역시 환경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이제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의 문제로까지 연결되고 있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푸드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에서 음식물의 낭비를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푸드테크가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어떤 기술들이 실제로 상용화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음식물 쓰레기는 단지 남긴 음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식재료가 재배되어 수확되고, 가공과 유통을 거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음식이 버려질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작물 중에는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확과 동시에 폐기되는 경우도 있고 유통 기한이 임박한 식품이 판매되지 못해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식당이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너무 많아 남기게 되는 경우나 냉장고에 있던 식재료를 미처 사용하지 못하고 상하게 되는 경우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 음식은 쉽게 쓰레기가 되고 맙니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들이 단순히 개인의 낭비로 끝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 투입된 물과 에너지, 인건비, 물류비 등도 함께 버려진다는 점입니다.

 

푸드테크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푸드테크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은 크게 세 가지 단계에서 작동합니다. 첫 번째는 음식이 생산되기 이전의 예측 단계, 두 번째는 음식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 단계, 세 번째는 소비자가 음식을 관리하고 소비하는 가정 내 활용 단계입니다.

음식이 만들어지기 전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낭비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음식 생산자나 유통업체가 소비자 수요를 감으로 예측했다면 현재는 인공지능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판매량을 예측해줍니다. 푸드테크는 날씨, 지역 이벤트, 트렌드, 소비자 검색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날 얼마만큼의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생산을 줄이고 식품 폐기를 예방합니다.

유통 과정에서는 음식의 신선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센서를 통해 온도와 습도, 유통 기한 상태 등을 자동으로 추적해 상태가 좋지 않은 제품은 미리 분류하고 소비가 필요한 제품은 우선적으로 판매하거나 할인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를 통해 유통 중에 발생하는 음식물 폐기량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스마트 냉장고와 음식 관리 앱이 활약하고 있습니다.푸드테크 기술은 냉장고 내부에 있는 식재료의 유통기한을 추적해 요리 레시피와 연결하여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제안해줍니다. 이 기능은 특히 바쁜 현대인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하며 식재료를 잊고 방치하는 일을 줄여줍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실제 푸드테크 사례

전 세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문제에 주목하는 기업과 스타트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기술로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유럽에서 시작된 투굿투고(Too Good To Go)라는 앱입니다. 이 앱은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남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그날 판매되지 않으면 버려질 수밖에 없는 음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는 무엇이 들어 있을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음식이나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음식점은 수익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어 모두가 이득을 보는 구조입니다.

또 다른 예는 미국의 임퍼펙트 푸드(Imperfect Foods)입니다. 이 기업은 외형이 조금 못생기거나 흠집이 있어 슈퍼마켓에 진열되지 못하는 식재료들을 모아 구독 서비스 형태로 판매합니다. 먹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식품들이 단지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현실을 비판하며, 소비자의 인식 변화까지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는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발주량을 조절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역 맞춤형 푸드쉐어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제도도 본격화되면서 제도와 기술이 함께 나아가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도 기술만큼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개발되어도 그것이 효과를 가지려면 소비자의 참여와 인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푸드테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도구는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가장 기본적인 행동 변화는 식재료를 구입할 때 실제로 필요한 양을 구입하고 유통기한에 맞게 순차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또한 못생긴 과일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도 꺼리지 않고 구매하는 소비 문화는 유통 단계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고른 한 개의 식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안에는 농부의 노력, 자원의 소비,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모두 담겨 있으니까 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식량의 낭비이자 자원의 낭비이며, 동시에 환경을 해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푸드테크는 이 문제를 보다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기술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AI, IoT, 스마트 가전, 플랫폼 기술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음식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완전한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뿐 실제 행동을 바꾸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그리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더 이상 버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제는 기술과 함께 남김 없는 식탁을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할 때입니다.